인터넷, 민주주의, 공공재 그리고 빠띠

벌써 5월의 중순입니다. 한달의 절반이 지나갔습니다. 동시에 1년의 절반이 다가옵니다. 올 봄에 빠띠는 앞으로 2년간의 로드맵을 그렸고, 차근차근 목표들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2017년까지의 빠띠는 “민주주의 시스템을 위한 실험과 민주주의 문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의 확산”에 집중했습니다. 2018년부터 빠띠는 플랫폼과 방법론을 정리하고, 알맞게 팀을 구성하여 목표 하나씩 집중해 성과를 만들어 나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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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플랫폼 협동조합, 민주주의 활동가 협동조합의 설립

협동조합 설립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지난 블로그에서 전해드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구체적인 계획’과 ‘나도 참여할 수 있는가’를 물어주셨습니다. 여러가지로 감사합니다. 빠띠는 초창기부터 협동조합 설립 구상을 꾸준하게 이야기해왔습니다. 오늘 보내 드리는 글에는 빠띠가 협동조합을 택한 이유 하나를 정리하면서, 함께 생각할 거리를 나누려고 합니다.

인터넷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일을 하시겠습니까?

인터넷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일을 하시겠습니까? 저는 정보를 공유하고 집단의 지성을 모아내는 인터넷의 특징을 활용해서 “세상을 더 민주적인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저는 “세상을 더 민주적인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권한의 비대칭, 정보의 비대칭을 활용해서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고 때론 착취하는 세상이 아니라, 권한과 정보를 나눔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모두의 기여로 한두사람으로선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것. 접속 장치만 있다면 시간과 장소를 넘어서 정보에 접속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인터넷으로 만들 수 있는 멋진 세상이라고 상상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 미디어와 커뮤니티의 전문성을 쌓는 일을 저 개인의 중요한 과업으로 삼았고, 운이 따라서 좋은 팀에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페이스북과 네이버의 독점과 불투명성에 대한 사회의 우려가 고조되고, 트위터를 협동조합으로 전환하자는 운동이 진행되는 등 시대의 흐름도 긍정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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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왜 중요할까요?

저는 민주주의를 우리 선조들이 축척해온 공공재를 관리하는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원을 놓고 경합하는 상황을 정치라고 할때,
민주주의는 그 사회를 구성하는 일원들이
공공재, 자원 운영과 활용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자신의 생은 각자가 책임지고, 경쟁에서 밀려나도 스스로가 더 노력하지 못했다는 인식은 우리 사회를 우리에게 앞선 세대들로부터 물려받은 ‘공공재’라고 생각하지 못해서 생깁니다. 그 생각의 부재는 “공공자원의 운영에 우리가 참여해 본 경험을 통해 해소할 수 있습니다. 부의 양극화, 세대와 젠더 갈등이 심해지는 지금 우리에게 ‘민주주의의 혁신’이 더욱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인터넷 기술이 민주주의를 혁신하는데 필요한 기반이 되어 줄 수 있습니다. 또한 민주주의는 공공재와 자원을 더 많은 사람들이 누리고 활용하는데 필수적인 기술입니다. 자원을 활용하는 일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다면, 사회 가 전반적으로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인터넷 기술로 민주주의 문화를 확산시키고, 궁극적으로 모두가 공공재를 누릴 수 있게 하는 것. 제가 빠띠를 통해 민주주의를 혁신하는 기술을 만들려는 이유입니다.

민주주의를 혁신하는 기술은 우리 모두의 것이어야 합니다

몇년간의 대격변을 통해서 “민주주의를 혁신하는데 인터넷 기술을 활용하자”는 제안에 많은 분들이 동의합니다. 여기서 한 발짝만 더 나가봅시다.

‘민주주의를 혁신하고 근간이 되는 인터넷 기술’은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운영해야 할까요? 지금은 누가 만들고 있을까요?

“민주주의를 혁신하고 민주주의 시스템의 근간이 되는 인터넷을 활용한 기술”은 우리 모두의 것(공공재)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기술은 투명하게 공개되어서 구성원 누구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감시하고 개선할 수 있어야 합니다.

https://github.com/parti-x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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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빠띠, 이를 위한 도전들

빠띠는 그래서 사회적 협동조합을 만들려고 합니다. 더불어 우리가 만든 플랫폼의 소스를 깃허브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이 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냥 주식회사를 만들거나, 정부에게 이 일을 그냥 맡겨 둘 수는 없었습니다. 빠띠를 사람들과 함께 소유하고, 빠띠의 작업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빠띠의 작업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며 함께 사회의 근간이 되는 기술을 만드는 조직을 만들려고 합니다. 누구보다도 빠띠에게도 더 나은 민주주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민주주의 플랫폼을 공유재로 만들기 위한 빠띠

우리의 일상을 좌지우지하는 기반 기술들을 주식회사도 아닌, 정부도 아닌 주체가 운영하는 경험은 아직 많진 않습니다. 그러나 위키피디아, 워드프레스 같은 조직들이 지식을 모으고, 모두에게 필요한 오픈소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사이트를 나타내는 이름인 도메인 주소는 ICANN이란 비영리 조직이 조정합니다. WWW을 창시한 팀 버너스 리도 인터넷은 모두의 것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아직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빠르게 독점 사업자가 되는 것이 플랫폼 사업의 핵심이기에, 많은 자금을 모은 기업들이 투자자들에게 큰 이익을 남기는 주식회사라는 구조가 플랫폼 시장의 주류입니다. 민주주의를 혁신하는 기술을 만든 조직이 우리 주변에 그토록 드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투자 이익을 남기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기술은 개발되지 않습니다. 젠더 혐오를 막는 기술, 더 나은 토론을 위한 기술이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네이버는 토론을 더 개선하는 기술을 만들기보단 댓글을 닫는 편을 선택했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장점을 활용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합니다. 저는 민주주의를 혁신함으로써 우리의 공공재와 자원을 활용하는 일을 통해 더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 가능성을 이야기했습니다. 여전히 기술은 소수의 엘리트들과 투자자들이 더 많은 재산을 획득하는 일에 우선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다른 시대가 오리라고 믿습니다. 기술을 활용해 세상을 더 다양하고 풍요로운 곳으로 만들려는 흐름이 생기리라고 믿습니다. 부족한 자원을 바탕으로 기적적으로 생존하는 빠띠지만, 그 흐름 속에서 우리도 자리잡으려 합니다. 빠띠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새로운 흐름이 생기고 그 흐름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리 잡게 되는 날을 기대합니다.

PS. 그래도 여러분의 관심과 후원에 빠띠는 언제든 열려있습니다.
문의: contact@parti.xyz

우리가 익혀야 할 기술 리터러시는 코드 작성 능력이 아닙니다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온 페이스북이 요즘 여러가지 문제 제기로 소란스럽습니다. 친구의 소식인 줄 알았던 타임라인은 광고로 뒤덮이고, 나의 개인 정보를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페이스북이 많이 수집했다고도 합니다. 비슷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만으로 이뤄진 거품 속에 우리를 가두어서 페이스북에선 마음이 편하지만 사실은 우리가 편견만 키우게 만들기도 합니다. 다른 사용자로부터 모욕과 혐오를 당해도 페이스북의 적극적인 조치를 기대할 수 없지만, 거꾸로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려는 사람들의 활동은 페이스북이 설명 없이 차단했다는 상황도 보고되곤 합니다. 그러나 이런 페이스북의 운영 원칙이나 작동 원리는 우리에게 감추어져 있고, 페이스북이 이만큼 성장하는데 기여한 사용자들이 불편함을 느껴도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온라인 플랫폼 산업은 대부분의 사용자들에겐 두렵기도 하면서 부럽기도 한 세상입니다. 그러나 이 산업은 인류가 만들어온 그 어떤 산업보다도 약육강식과 자본주의의 논리만이 상식이 되어 버렸습니다. 독점을 점하는 사업자만이 살아남기에 플레이어들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막대한 자본금이 필요합니다. 거꾸로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사업자와 경쟁해서는 이기기가 힘듭니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약속하는 플랫폼 사업자들이지만 생존하고 경쟁하는 방식에서 자본의 논리와 전략이 아닌 곳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빠띠는 여전히 사회의 여러 문제를 지금 시대에 발견한 기술이 해결할 수 있음을 믿습니다. 그러나 기술이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선 기술을 사용하는 방식과 기술을 사용하는 조직도 달라야 한다고 믿습니다. 자본의 논리와 전략이 아닌 다른 방식을 따르는 조직이 필요합니다.

더군다나 빠띠는 인터넷 시대에 걸맞는 민주주의 플랫폼과 방법론을 개발하는 플랫폼 사업자가 지금 이 시대에 절실하다고 판단하고, 스스로가 그런 사업자가 되려는 팀입니다. 기술을 활용한 민주주의 플랫폼과 방법론은 앞으로 우리 사회의 중추가 될 것입니다. 너무나도 중요한 이 기술들을 소수가 독점해서는 안 됩니다. 더 투명하고 공정하게 만들고 운영되어야 하며, 모두의 것이 되어야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빠띠는 첫 코드를 쓴 순간부터 지금까지 모든 소스를 깃허브에 공개했습니다. 동시에 수많은 논의와 작은 실험들을 해 보며 공공재의 성격을 가진 조직 형태를 모색해 왔습니다. ( 해적단의 운영 방식도 참고하였습니다 ) 그리고 드디어 올해 “사회적 플랫폼 협동 조합”을 설립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 중입니다. 함께 우리 사회의 근간이 될 민주주의 기술을 만들어갈 사람들을 만나고 실제로 우리 모두의 소유로 만들고 싶습니다.

페이스북의 작동 원리가 모두에게 공개되어 있다면 어땠을까요? 페이스북이 성장하는데 기여한 수많은 사용자가 페이스북의 소유주였다면 어땠을까요? 터무니 없는 상상은 아닙니다. 우리에겐 이미 수많은 소비자 협동 조합이나 생산자 협동 조합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트위터의 소액 주주들이 트위터를 협동조합으로 전환하자는 운동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네이버에도 얼마 전 노조가 생겼습니다.

누구나 기술을 익히고 이해하기는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만들어진 기술이 사회에 기여하도록 감시하고 개입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말로 필요한 기술 리터러시는 코드를 쓰는 기술이 아니라, 기술에 기반한 플랫폼과 사업자가 공공에 기여하는지 않는지를 감시하고 변화를 촉구하는 능력입니다.

빠띠 스스로는 민주주의라는 중요한 기술과 그 기술을 다루는 우리 조직이 기술에 기반한 사회의 공공재가 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자본의 논리가 아닌 다른 논리로 온라인 플랫폼 산업 안에서 생존하는 일은 쉽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함께 해 주셔서 아직까지 우리의 지향을 지키고 있습니다. 지금 준비하는 작업들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다시 소식 전하겠습니다.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민주적인 조직 만들기 가이드를 소개합니다

빠띠를 시작한지 1년 반만에 눈에 띄게 느껴지는 변화가 있습니다. 바로 민주주의를 주제로 이야기 나눌 때에 조직의 민주주의가 여의도와 티비에서 벌어지는 정치만큼 중요하다는 인식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인데요. 민주주의 플랫폼 벤처로 스스로를 소개하는 빠띠를 찾아오는 분들도 이젠 조직 내에 민주주의 시스템과 문화를 어떻게 도입할지를 문의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습니다.

다양한 형태와 상황의 조직들을 만날때마다 빠띠에서는 민주주의를 조직에 도입한다는 것이 만만치 않은 도전의 연속임을 미리 말씀드리곤 합니다. 조직의 현상태가 어떠한지, 얼마나 많은 구성원들이 조직의 변화를 바라는지, 이 일을 추진하려는 사람들은 얼마나 준비가 되었는지 같이 하나 하나 살펴보며 적합한 접근법을 설명해 드리려고 노력합니다. 민주주의 플랫폼을 도입하는게 아니라 문화를 도입하는 과정임을 알려드리고 오랜 시간과 적절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립니다.

또한 모든 과정과 결과가 같지 않다는 것도 고려합니다. 어떤 조직은 구성원들이 더 편하게 이야기하도록 격려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미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하는 조직은 의견을 모으고 기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모든 결정이 만장일치, 혹은 다수결로 이뤄져야 하지도 않습니다. 상황에 맞게 필요한 만큼 적절한 방법과 단계를 거치는 것은 개인보다 조직의 경우에 더욱 중요합니다.

도구를 도입한다는 것은 그 도구를 만든 사람들의 문화를 도입하는 것이고, 그 문화에는 다수 구성원들이 지향하는 가치관이 담겨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빠띠는 빠띠를 도입하는 분들에게 이 도구를 도입함으로써 구성원들이 더욱 편안함과 안전함을 느끼며 함께 조직을 만들어나간다고 느끼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치한 기능들을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문화가 조직 내에 확립되는 것을 의도합니다. 또한 조직과 조직의 문화를 어떤 한두사람의 것이 아닌 그 조직을 거쳐간 사람들이 함께 만든 역사로 인식합니다. 등산로를 지나간 사람들이 각자 한두개씩 얹어서 만들어지는 돌탑처럼 우리의 조직을 바라보고, 그걸 모델로 할때 기능은 어떻게 배치되는지, 소통은 어떻게 하면 좋은지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돌탑을 쌓듯이 조직을 만들수 있을까요?

저희를 찾아오시는 분들과 이렇게 나누는 이야기들을 엮어서 ‘빠띠를 활용한 민주적인 조직 만들기’ 가이드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엔 빠띠라는 팀이 지향하는 가치와 원칙들, 노하우들이 담길 예정입니다.

가이드 읽기: https://parti-xyz.gitbooks.io/org-guide/content/

민주주의 플랫폼 벤처 빠띠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 민주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문화를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망원경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주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넓어졌듯이,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문화가 발전하는데 큰 영향을 끼칩니다. 한편으론 그렇게 만든 기술을 활용해서 호기심을 가지고 우주를 탐구하려는 사람들이 문화가 정착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스스로와 동료들이 민주적인 환경과 문화에서 살아가길 바라는 선구자들에게 필요한 플랫폼과 가이드를 빠띠는 계속 업데이트해 나가겠습니다.

빠흐띠 : 세개의 플랫폼

지금 작업중인 나의 크롬 탭을 보니 빠띠, 가브크래프트, 카누 3개가 있었다. 1년간 이런저런 여러가지 실험을 하며 빠흐띠 팀이 모은 세가지 조각이다. 사람과 사람을 단순히 연결하는 것을 넘어, 어떻게 상호 존중과 시너지를 일으키는 관계를 맺게 할지에 대한 고민의 결과이다. 그럼으로써 내가 사는 세상에 더 나은 더 많은 민주주의를 퍼트릴지에 대한 빠흐띠 팀이 내놓는 답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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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워크, UFOfactory 합병도 어느 정도 자리 잡아가는 시점이고. 빠흐띠도 1년간의 실험을 정리하고 이제 본격적인 프로덕트 개발, 본격적인 마케팅, 본격적인 컨텐츠 및 커뮤니티 발굴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기능의 강약도 없고, 컨텐츠 발굴도 없이 빠흐띠 팀은 개발자들만 모여 실험해 보고 싶은 건 다 해 본 한 해였다. 카누는 두번 만들어봤고 (앱까지 치면 3번인가?), 빠띠는 우리가 아는 모든 서비스를 다 흉내내 보았고, 가브크래프트는 나는 알아야겠당, 국회톡톡 등으로 여러가지 접근을 실험해 보았다.

아직도 난 민주주의 플랫폼을 기획하고 개발할때 두근거린다. 이 두근거림만으론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순 없겠지만,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려는 사람들의 네트워크에 끼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하나씩 해 나가고, 그 네트워크가 함께 세상을 바꾸면 좋겠다. 오늘도 앞으로도. 그렇게 계속 살고 싶다. 그게 내 사심.

빠흐띠는 개발합니다, 민주주의를

 

UFOfactory의 슬로건은 ‘우리는 개발합니다, 소셜임팩트를 ( UFOfactory develops social impact)’이었습니다. 덕후들에게 잘 알려진 왈도체 스타일로 만들었죠. 빠흐띠는 소셜임팩트 중에서도 민주주의만을 다루는 소셜벤처이자 개발자 조합입니다. 빠흐띠의 슬로건은 “유쾌한 민주주의 플랫폼을 만드는 개발자 조합 빠흐띠”이고, 영문으로는 “Parti develops democracy”라고 표현합니다.

민주주의를 개발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빠흐띠는 민주주의가 기술을 통해서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 개발자들의 조합입니다. 우리는 시스템과 문화를 바꿔내는 기술의 힘에 집중합니다. 이제 와서는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인터넷은 정보를 습득하는 방식에서부터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을 계속해서 바꿔 내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제가 중학생 시절 피씨통신을 접하지 못했더라면 지금의 저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을테고, 지금 만나는 사람의 대부분을 만나지도 못했을 겁니다. 지금도 여전히 어떤 대학에 입학했는지가 누군가의 전문성과 앞으로 만날 사람을 결정합니다만, 인터넷이 그 기능을 빠르게 대체해 나가는 중입니다.

빠흐띠가 더 민주적으로 바꾸려는 시스템과 문화는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발언하고, 이에 공감하는 사람을 만나고, 함께 수다를 떨고, 그 힘으로 행동에 나서는 과정입니다. 작은 조직에서부터, 한국 사회의 공론장에 이르기까지, 더 민주적인 시스템과 문화가 필요한 곳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몸담는 팀에서부터 국회나 행정부, 언론과 기업 등등에 이르기까지 제한이 없습니다. 이 모든 곳에 발언하기, 공감하기, 수다떨기, 함께 행동하기를 새롭게 정의해야 합니다.

빠흐띠의 작업을 단순하게 말하면 발언하기, 공감하기, 수다떨기, 함께 행동하기를 새롭게 정의하는 플랫폼을 개발하기입니다. 작은 팀 내부의 소통은 ‘카누‘를 통해, 시민들이 모이는 온라인 광장은 ‘빠띠‘를, 그렇게 모인 힘을 국회나 더 나아가 행정부, 기업에 전달하고 소통하는 플랫폼은 ‘나는 알아야겠당‘과 ‘국회톡톡‘의 실험을 거쳐 ‘가브크래프트’를 만들 예정입니다만, 이 작업들의 본질인 ‘민주주의를 개발한다’의 의미는 우리가 소통하는 방식을 민주적으로 개선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보급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기에 “더 나은 민주주의”가 무엇인가가 우리에겐 중요합니다. 어떻게 발언하고, 어떻게 공감하고, 어떻게 수다를 떨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1과 0이 분명한 코드로 만들어 시스템에 반영해야 하니까요. 다음엔 우리가 적용하려는 “더 나은 민주주의”의 이미지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저로서는 이 이미지들이 가리키는 곳이 매우 흥미로운데요. 함께 공감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up.parti.xyz] 시민들이 법안 발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을까요?

앞서 적은 글에서 빠띠팀은 대중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상상하고 실험 중이라고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하나씩 어떤 실험을 했는지 이야기해 볼까 하는데요. 가장 최근에 저희가 해 본 실험과 결과는 ‘시민들은 법안 발의 과정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까’입니다.

업빠띠를 통해 ‘GMO완전표시제’를 추진하는 가칭 프로젝트 정당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GMO완전표시제’를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추진할 지를 하나 하나 따져보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습니다. ‘GMO완전표시제’를 반대하거나 찬성하는 입장의 차이처럼, ‘GMO완전표시제’라는 목표에 모두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전략은 다른 해당 분야의 활동가나 전문가분들이 계시더라구요. GMO표시를 할 대상 작물의 범위, non-GMO 표시를 허용할지의 여부, 의도치 않게 혼입된 GMO작물의 비율을 몇%까지 허용할지 등. “GMO완전표시제”라는 목표를 현실 법으로 바꾸려면 따져보고 결정해야 하는 세부 쟁점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쟁점을 정리해 시민들, 혹은 당원들이 결정하도록 투표를 열었습니다. 투표 결과를 모아서 발의를 진행할 의원에게 전달하기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GMO완전표시제’라는 목표만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쟁점사항의 결정들까지도 시민들의 참여를 열어두는 것. 그게 가능할까 실험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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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쟁점을 들여다 보면 이해하기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non-GMO, 비의도적 혼입치라는 말도 익숙치 않은 단어들이었죠. 그래서 전략이 다른 전문가분들을 모셔서 쟁점별로 핵심 주장을 주고 받는 영상을 만들고, 글로 옮깁니다. 개인적으로 영상을 통해서 저도 몰랐던 쟁점과 서로 다른 전략들이 나오게 된 이유들을 알게 되는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GMO완전표시제’라는 이슈를 한두단계 더 깊이 알게 된 느낌이 들었달까요. 그 상태에서 쟁점별로 열려 있는 투표에 내 한표를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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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토론이 이제까지 본 투표와 다르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입씨름만 남고 아무런 변화도 가져오지 못하는 토론만 봤는데, ‘GMO완전표시제’라는 목표에 동의하는 전문가들이 ‘세부 쟁점’, ‘세부 전략’을 놓고 토론한 후에 당원과 시민들이 투표로 결정하는 방식이 생산적이고 협력적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 3자가 보았을 때에는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조차도 작은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협력하지 않는 상황이 우리 사회에선 흔한 일이었는데. 그 상황을 전문가들의 토론, 시민들의 투표라는 형태로 해소할 수 있겠다라는 힌트도 얻었습니다.

업빠띠를 통해 “시민의 정책 발의 과정 참여”를 실험한 건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1. 큰 목표뿐만이 아니라 이슈의 세부 쟁점을 투표와 토론으로 시민들이 결정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 결정사항을 받아 법안의 내용을 결정합니다.
  2. 세부 쟁점을 결정하는 과정에 필요한 지식은 전문가들로 하여금 주장을 펼치게 합니다. 시민들은 이 주장을 보며 지식을 얻고 목표가 구체적인 법안으로 변하는 과정을 이해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을 받습니다. 쟁점별로 시민들 간의 토론도 열어 놓습니다.
  3. 목표는 같지만 쟁점별로 전략이 다른 전문가들간이 펼치는 토론은 유익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긍정적인 토론과 합의의 경험들이 더 많이 필요한데, 목표가 같은 전문가들 간의 토론이 그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당원들이 직접적으로 더 참여하길 바라는 정당이라면 반드시 이 글에서 언급된 방식을 도입할 것 같습니다. 빠띠도 이 방식을 다듬어 보려고 합니다. 함께 도전해 보고 싶은 분들은 언제든지 알려 주셔요.

[up.parti.xyz] 대중이 참여하는 정치, 무엇을 상상해 볼까요?

빠띠팀은 “온라인 플랫폼으로, 시민이 정치에 어디까지 참여할 수 있는가”란 질문을 “한국”이란 상황에 대입해 실험하고 답을 찾는 팀입니다. 더 넓게 더 깊게 시민들이 현실 정치에 개입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막상 그렇게 만들기 위해선 우리 스스로의 상상력도 넓어져야 하고, 실제로 구현했을 때의 벌어질 이슈들도 깊게 파고 들어 확인하는게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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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빠띠(http://up.parti.xyz)는 ‘대중이 주도하는 정치 참여 방식에 대한 여러 상상들’을 캠페인이란 방식으로 실험하는 빠띠팀의 3번째 메인 프로젝트입니다. ( 그동안 캠페인 방식으로 진행한 프로젝트들은 다음에서 볼 수 있습니다. 빠띠의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 )거대하고 공고한 시스템에 ‘바늘꽂기‘하는 심정으로 진행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저 끝까지 연결된 구멍을 하나 내어 들여다 보는게 목표입니다. “시민들의 필요에서 출발한 아이디어가 현실 시스템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까지 어떤 난관이 있고, 어떤 해결책으로 돌파해야 할까?” 그것이 우리의 물음이고 도전입니다.

6월 7일에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여러 작업을 했습니다. 가장 먼저 발의할 법안을 시민이 정하도록 했고, 그 후엔 시민들이 만드는 프로젝트 정당이란 새로운 개념을 제안했습니다. 현재는 GMO 완전표시제 이슈의 법안 내용에 들어 갈 쟁점을 토론하고 시민들이 결정하는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이 실험들 하나 하나가 “우리가 정치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시도할  수 있는 일”과 “실제로도 어느 정도 가능한 일”의 목록을 늘리는데 기여하도록,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려 노력 중입니다.

앞으로도 해 볼 꺼리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 꺼리들을 하나씩 구현하면서 우리가 어떤 상상을 했는지 설명도 해 볼까 합니다. 우리의 이 상상에 많은 분들의 피드백이 덧붙여지기를 기대합니다.